3일장, 슬픔 속에서도 길을 잃지 않도록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순간을 마주합니다. 갑작스러운 부고 앞에서 슬픔에 잠기기도 전에, 우리는 익숙지 않은 장례 절차 앞에 서게 됩니다. 많은 경우 '3일장'이라는 말을 듣지만, 그 3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우리에게 어떤 선택권이 있는지 선뜻 알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한국의 보편적인 장례 방식인 3일장에 대해 함께 알아보며, 당신이 슬픔 속에서도 후회 없는 배웅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쓰였습니다.

그 시간의 이름, 3일장

3일장이란 고인이 돌아가신 날부터 발인하는 날까지 만 2일, 총 3일에 걸쳐 치르는 장례를 의미합니다. 한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례 용어 및 문화 중 하나이며, 오랜 시간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않아 먼 곳의 친지들이 모이는 데 시간이 걸렸고, 시신을 염습하고 장지를 준비하는 데도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와 유교 문화의 예법이 결합하며 3일이라는 기간이 보편화되었습니다. 마치 큰 비가 올 때 임시로 튼튼한 지붕을 엮듯, 3일이라는 시간은 갑작스러운 슬픔 앞에서 가족들이 함께 모여 애도하고 마지막 인사를 나눌 수 있는 물리적, 심리적 울타리가 되어 줍니다.

한 걸음씩, 슬픔 속 동행

3일장은 크게 세 날의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이 장례 절차 개요는 일반적인 경우이며, 종교나 가족의 뜻에 따라 일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첫째 날: 비통과 준비의 시간

고인께서 운명하시면 장례식장으로 모시고, 빈소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빈소는 고인을 안치하고 조문객을 맞이하는 공간으로, 가족들은 영정 사진을 준비하고 제단을 꾸미며 장례 방식과 규모 등을 결정합니다. 친지나 지인들에게 부고를 알리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 첫날은 슬픔 속에서 다가올 시간들을 준비하는 분주함이 공존합니다.

둘째 날: 애도와 추모의 시간

둘째 날은 보통 가장 많은 조문객을 맞이하는 날입니다. 멀리서 온 분들이 고인을 추모하고 유가족을 위로합니다. 조문객을 맞이하는 시간 외에 중요한 절차는 바로 입관입니다. 입관은 고인의 몸을 깨끗하게 닦고 수의를 입혀 관에 모시는 의식으로, 유가족에게는 고인의 마지막 모습을 가까이에서 뵙는 매우 슬프고 경건한 시간입니다. 종교별 예식이나 추모 의례가 있다면 이 날 주로 진행됩니다.

셋째 날: 마지막 배웅의 시간

3일장의 마지막 날은 발인으로 시작됩니다. 발인은 고인을 모신 관을 빈소에서 장지로 옮기는 절차입니다. 발인 예배나 의식을 간단히 진행한 후, 운구 차량을 이용하여 화장터나 매장지로 이동합니다. 화장 후에는 유골을 수목장, 봉안당 등에 안치하고, 매장 시에는 하관 및 성분 작업을 합니다. 이로써 3일간의 장례 절차가 마무리됩니다. 이러한 3일장 절차 및 일정은 정해진 틀 안에서 진행되지만, 조문객을 맞이하는 시간이나 특정 의례의 진행 방식 등은 가족의 상황에 맞게 조율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조문 문화에 익숙하지만, 그 외의 절차들은 낯설게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신의 마음에 맞는 배웅의 길

3일장이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방식이지만, 모든 가족이 3일장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에는 다양한 장례 형태가 존재하며, 가족의 상황과 고인의 유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장은 규모를 축소하여 가까운 가족, 친지들끼리만 조용하게 치르는 장례입니다. 3일장보다 기간이 짧거나 조문객을 받지 않는 형태로 진행되기도 합니다. 또한, 무빈소 장례는 별도의 빈소를 마련하거나 조문객을 받지 않고, 장례식장 안치실에 고인을 모셨다가 바로 발인하여 화장하는 최소화된 방식입니다.

어떤 방식이 옳고 그르다는 기준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은 사람들이 고인을 가장 잘 기리고, 슬픔을 건강하게 마주하며, 동시에 현실적인 상황(참석 가능 인원, 예산, 가족의 정서적 상태 등)을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마치 여행을 떠날 때 목적지는 같더라도 기차를 탈지, 차를 몰지, 비행기를 탈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3일장은 익숙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낯선 과정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은 고인을 기리고 남은 이들이 서로에게 의지가 되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3일장의 의미와 절차, 그리고 다른 선택지들을 이해하는 것은 슬픔 속에서도 당신이 주체적으로 마지막 배웅을 준비할 힘을 줍니다. 우리 소담상조는 당신의 그 소중한 선택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곁을 지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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