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상주에게 절하는 법: 서툰 마음을 정성으로 전하는 인사

마음이 무거워지는 곳, 장례식장. 서툰 발걸음으로 빈소에 들어설 때, 어떤 인사로 슬픔을 나누고 위로를 건네야 할지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특히 상주에게 절하는 순간은 더욱 조심스럽습니다. 그저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떠나보내는 이와 남겨진 이들을 향한 깊은 존경과 애도의 마음을 표현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야 우리의 진심이 잘 전달될까요?

왜 우리는 슬픔 앞에서 고개 숙이나요?

장례식장에서 상주에게 절하는 행위는 단순한 예법을 넘어섭니다. 이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우리만의 방식입니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는 것은 돌아가신 분께 올리는 마지막 존경이자, 남은 이들의 아픔에 함께 하겠다는 무언의 약속입니다. 복잡한 말 대신, 절이라는 몸짓 하나로 우리는 슬픔을 나누고 서로를 지지합니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바로 조문 예절의 시작입니다.

절, 그 시작은 '마음'입니다

올바른 절의 기본은 형식이 아닌 마음에 있습니다. 허투루 하는 동작이 아니라, 정성을 다해 공경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공통되는 기본 원칙은 '공수(拱手)' 자세입니다. 공수는 두 손을 마주 잡아 앞으로 모으는 것으로, 평상시(길사)에는 남자는 왼손이 위로,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지만, 흉사(애경사 중 슬픈 일)에는 그 반대입니다. 즉, 장례식장에서는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도록 손을 포개는 것이 기본 자세입니다. 이 자세는 절을 하기 전과 후에 유지하며, 공손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남자의 절, 무게를 담아

남성이 상주에게 절할 때는 오른손을 왼손 위에 포갠 공수 자세로 시작합니다.

  1. 공수한 손을 눈높이까지 올립니다.
  2. 왼쪽 무릎부터 먼저 꿇고, 오른쪽 무릎을 나란히 꿇습니다.
  3. 발등을 포개고 뒤꿈치에 엉덩이를 붙이며 앉습니다.
  4. 팔꿈치를 벌리지 않고 공수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절합니다. 이때 이마가 손등에 닿도록 깊이 숙입니다.
  5. 잠시 멈추어 애도의 마음을 전한 뒤, 공수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납니다.
  6. 오른쪽 무릎부터 세워 일어선 후, 다시 공수 자세로 돌아옵니다.

이 과정은 빈소에 들어서 조문 순서를 따를 때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여자의 절, 정성을 모아

여성이 상주에게 절할 때는 왼손을 오른손 위에 포갠 공수 자세로 시작합니다.

  1. 공수한 손을 눈높이까지 올립니다.
  2. 오른쪽 무릎부터 먼저 꿇고, 왼쪽 무릎을 나란히 꿇습니다.
  3. 발등을 포개고 뒤꿈치에 엉덩이를 붙이며 앉습니다.
  4. 팔꿈치를 벌리지 않고 공수한 손을 바닥에 짚거나, 손을 올린 무릎 위에 그대로 둔 채 윗몸만 숙여 절합니다. (전통적으로 여성은 손을 짚지 않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손을 짚고 더 깊이 절하기도 합니다.) 이마가 손등에 닿거나 가까이 오도록 숙입니다.
  5. 잠시 멈추어 애도의 마음을 전한 뒤, 공수한 손으로 바닥을 짚거나 무릎을 이용해 일어납니다.
  6. 왼쪽 무릎부터 세워 일어선 후, 다시 공수 자세로 돌아옵니다.

여성의 절은 남성보다 동작이 작고 간결할 수 있으나, 마음을 담는 정성은 다르지 않습니다.

서툰 마음이 만드는 작은 실수들

절을 할 때 의도치 않게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가장 흔한 것은 평상시 절(길사)과 장례식장 절(흉사)의 손 위치를 헷갈리는 것입니다.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여자는 왼손이 위로 가야 함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절하는 동작을 너무 서두르거나, 절하는 도중 다른 곳을 보거나 잡담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납니다. 절을 마친 후 상주와 잠시 눈을 맞추며 짧은 위로의 말을 건네는 과정까지가 온전한 인사입니다. 마음이 앞서 실수를 하더라도, 진심을 다하는 태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절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절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습니다. 이때는 억지로 절을 고집하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애도를 표할 수 있습니다. 공수 자세로 정중히 서서 고개 숙여 인사하는 목례나, 상주와 눈을 맞추고 짧은 위로의 말을 건네는 것으로도 당신의 조문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의 인사인가가 아니라, 슬픔을 나누고 위로하려는 진심입니다. 마치 다른 언어로 "고맙습니다"라고 말해도 감사하는 마음은 같은 것처럼 말입니다.

진심은 상황을 가리지 않습니다

실제 조문 상황에서는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명의 상주가 나란히 서 있을 때는 보통 연장자께 먼저 절을 올리거나, 모든 상주를 향해 함께 절을 올립니다. 절을 마친 후에는 길게 이야기하기보다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와 같이 짧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네는 것이 좋습니다. 당신의 존재 자체로 유가족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으며, 이는 유가족 예절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장례식장에서의 절은 형식이 아닌 마음을 전하는 통로입니다. 혹여 동작이 서툴더라도 괜찮습니다. 그 안에 담긴 당신의 진심 어린 애도와 위로의 마음은 슬픔에 잠긴 이들에게 분명히 전달될 것입니다.

관련 블로그